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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포 백사장을 버리고 다시 차를 몰았다
"경포해수욕장으로 피서를 왔는데 백사장은 햇볕이 너무 뜨거워 다시 안반데기로 왔어요."
2024년 8월 6일 낮. 서울에서 온 30대 남녀 피서객이 차 에어컨을 껐다. 창문을 모두 열었다. 바깥 기온이 26도였기 때문이다.
같은 시각 춘천과 홍천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. 강원 도심은 찜통이었다. 하지만 평균 해발 1,100m가 넘는 이곳,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일명 안반데기는 26~28도를 유지했다.
태풍도 못 뚫은 폭염, 해발 1,100m는 뚫었다
2024년 여름 한반도는 극한폭염에 갇혔다. 태풍이 와도 기온은 떨어지지 않았다. 동해안 해수욕장조차 뜨거웠다.
안반데기만 예외였다.
산들산들 바람이 불었다. 가끔 밀려오는 구름과 안개가 햇볕을 가렸다. 카페 앞 주차장과 공터에는 시원한 고원 바람을 찾아온 차량 1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.
어머니를 모시고 온 김모(45)씨는 이렇게 말했다.
"채소밭 사이로 난 도로에 차량 통행이 잦지 않아 배추밭과 풍력발전기를 구경하며 산책했는데, 어머니와 걷기에도 꽤 덥지 않고 딱 좋았다."
8월 한낮 기온 26도를 유지하는 원리
안반데기는 평균 해발 1,100m다. 고도가 100m 오를 때마다 기온은 약 0.6도 떨어진다. 해발 0m 대비 약 6~7도 낮은 셈이다.
바람이 끊이지 않는다. 대형 풍력발전기가 '윙윙' 소리를 내며 쉼 없이 돌아간다. 체감온도는 더 낮아진다.
구름이 자주 지나간다. 햇볕을 가려준다. 고원 특유의 기후다.
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단지,
200만㎡ 초록 물결
안반데기는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단지다. 약 200만㎡(약 60만 평)에 이르는 드넓은 채소밭이 온통 연녹색을 띤다.
8월 초 기준 배추와 양배추가 무럭무럭 자란다. 밭이 물결친다. 초록빛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.
이국적인 풍경이다. 고원 + 풍력발전기 + 배추밭의 조합은 제주도와도 다르고, 강원 산골과도 다르다. SNS에 알음알음 퍼지며 여름철 피서 명소로 자리 잡았다.
1965년 화전민이 개간한 땅, 역사가 숨 쉰다
안반데기는 한국전쟁 후인 1965년부터 미국 원조 양곡을 받으며 화전민들이 개간하기 시작한 곳이다.
화전민의 고단한 삶과 애환, 문화와 역사가 숨 쉬는 장소다. 지금은 고랭지 채소 재배로 전환됐지만, 이름 '안반데기'(떡메로 떡을 칠 때 쓰는 안반처럼 평평한 땅)는 그 역사를 담고 있다.
안반데기 피서, 준비사항 3가지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복장 | 낮 26도, 밤 15도 이하 가능. 긴팔 필수 |
| 도로 | 좁고 급경사 구간 있음. 운전 주의 |
| 편의시설 | 카페·식당 소수. 화장실·주차장 제한적 |
안반데기는 고원이다. 낮에도 26도, 밤에는 15도 이하로 떨어진다. 긴팔과 바람막이를 챙겨야 한다.
도로는 좁다. 급경사 구간이 있다. 초보 운전자는 주의해야 한다. 대형 차량(캠핑카 등)은 진입이 어렵다.
편의시설은 제한적이다. 카페와 식당이 몇 곳 있지만, 성수기에는 대기가 길다. 화장실과 주차장도 여유롭지 않다. 미리 계획하고 가야 한다.
폭염 속 26도 피서지, 안반데기로 가라
전국 대부분 지역이 극한폭염에 시달리는 2024년 여름. 해수욕장도 뜨겁고, 계곡도 사람으로 붐빈다.
안반데기는 다르다. 해발 1,100m 고원이 만든 천연 에어컨이다. 26~28도 기온, 시원한 바람, 구름이 가려주는 햇볕, 200만㎡ 초록 배추밭.
서울에서 차로 약 3시간. 경포해수욕장에서 30분. 진짜 피서는 해발 1,100m에 있다.
긴팔 챙겨서 출발하라. 차 에어컨은 꺼도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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